모든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를 망하게 하는가? 두 남자의 대화로 시작되는 김동식의 『백 명 버튼』은 성공의 의미를 화두로 던지며 성공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어느 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악마가 인간계에 “백 명 버튼” 사업을 제안한다는 참신한 설정으로 작가 고유의 어둡고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완성했다.
작중에 등장하는 백 명 버튼이란 백 명의 사람이 버튼을 누르면 두 명이 파멸하고 한 명이 성공하는 규칙을 가진다. 이에 사람들은 반드시 성공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는 욕망에 눈이 멀어 반드시 파멸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진실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백 명 버튼은 빠르게 인간들 사이로 퍼져나가 나빠질 수 있는 각종 경우의 수로 실현된다. 돈 20만 원에 목숨을 거는 버튼 누르기 아르바이트가 성행하는가 하면, 다른 버튼에 귀속되는 일이 없도록 가족끼리 버튼을 누른 뒤 숨기기도 한다. 그 가족 버튼을 훔쳐서 돈을 내놓지 않으면 100명을 채우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다.
99명까지 눌린 버튼이 고가에 거래가 되기 시작하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는 결국 사람을 감금시키고 버튼을 누르게 하는 인간 공장의 형태로 자리 잡아가며, 인간을 수단으로 쓰는 자들의 가장 잔인한 방식을 목격하게 한다. 대화를 나누는 두 남자 중 모든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를 망하게 한다고 주장하는 남자는 바로 이것이 이 세계의 진리라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악마가 백 명 버튼을 판매한 거라고.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타인의 실패를 밟고 올라서 있을까? 어느 경우는 맞는 말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람마다 성공의 의미는 다르지 않나. 소설 속에서도 파멸된 사람의 이야기는 빠르게 번지는 반면 성공 사례는 더디게 알려졌다.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을 1등으로 보고 1등 발밑에 2,3등 2만등 3만등이 있다는 개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을 성적으로 보는 시선이 위험한 것 같다. 타인을 해치는 욕망은 자신을 해치기 쉽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겠다.
- 저자
- 김동식
- 출판
- 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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