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힘을 가졌지만 가짜 성녀에게 감금당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던 다이나. 가짜 성녀의 성력을 위한 도구로 겨우 목숨만 이어가던 14번째 삶을 드디어 끝내지만 다시 또 회귀하고 만다.
언제까지 이 지옥 같은 회귀를 반복해야 할까?
천시받던 고아 출신의 신전 후보생이던 열두 살로 돌아온 다이나는 이번 생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성력이 없어지지 않는 한 스스로 죽을 수 없다. 그렇다면 죽임을 당하면 될까?
마침 제국에선 1년에 한 번 있는 축하제가 열리고, 축하제에는 4대 가문의 가주들이 참석하게 되어있다. 그중 전쟁과 살육에 미친 살인마 드휜 테르시아 대공이 디아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를 공격하면 그 자리에서 처형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침내 행동에 나선 디아나. 칼을 들고 드휜을 공격한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간청한다. 드휜은 뜻을 이뤄주지 않는다. 대신 말한다. “내 딸이 되는 게 어떠냐?”
아니, 넌 이제 그 누구보다 빛나게 될 거다. 테르시아 가문의 하나뿐인 딸로. 모든 걸 가지게 해주마.
전쟁과 살육에 미친 살인마라더니 쌍둥이 두 아들들에겐 그저 다정한 아버지인 드휜의 등장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들인 쥬디가 여동생을 가지고 싶다는 말을 듣고 나선 길에서 아내와 꼭 닮은 외형의 디아나를 만나게 된 건 여신이 작정하고 힘을 쓴 만큼 기막힌 우연 같지만 그 덕에 한 아이의 삶이 바뀌었으니 반길 일이다.
오로지 죽기만을 소원한 열두 살의 소녀가 의심과 불안을 떨치고 테르시아 가문의 딸이 되어가는 모습이 흐뭇하다. 든든한 새 가족들 틈에서 다이나는 아니, 드휜으로부터 새 이름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된 에스더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되찾아간다.
하지만 성력이 개화하는 시기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에스더의 특별한 힘을 알게 된 쥬디와 데니스가 둘만의 힘으로 에스더를 지키려는 장면에서 대공가의 미래를 본다. 평소에도 신전과 사이가 돈독하지 않던 대공가는 신전에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이다.
작중의 오스틴 제국은 여신의 결계 아래에 성녀와 황제의 권한이 동등한 나라다. 그만큼 성녀의 지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현 성녀가 죽어가고 있는 지금 신전에서는 일찍이 내정한 브라온스 공작가의 외동딸 라비엔느에게 노골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브라온스 공작 가문에는 3대마다 반드시 성녀가 나온다는 초대 성녀의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비엔느는 신성력이 미미하다. 지금의 성녀가 계시를 받아 언급한 성녀의 모습이 자신과 다르다는 말을 직접 듣기까지 한 라비엔느는 차기 성녀가 될 자신의 미래를 사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움직인다.
라비엔느는 죽어가는 성녀에게 독을 먹일 수도 있으며, 부족한 성력을 채우기 위해 진짜 성녀의 피를 마실 수도 있다. 지난 14회 차의 다이나의 삶에서 그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성녀가 되기 위하여 진짜 성녀의 삶을 은폐시키는 일. 오로지 성녀가 되기만을 위해 길러진 아이에게 다른 삶은 없으므로.
본래대로라면 신전 안에서 라비엔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야 했던 다이나가 대공가에 입양된 것은 크나큰 변수가 될 것이다. 게다가 그를 입양한 대공가는 하나뿐인 대공가의 딸을 지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할 것이다. 성녀와 황제의 권한이 동등한 나라에서 벌어지게 될 신전과 대공가의 결전.
그 속에서 에스더가 지금의 삶을 빼앗기지 않고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죽기만을 바랐던 삶에서 이제 막 벗어난 소녀의 삶을 한없이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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